[여성대회]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2017년,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를 희망합니다. 광장은 새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의 함성으로 가득합니다. 저항의 주체로서 촛불 광장을 함께 해 온 우리들은 여성들의 존엄성과 인권보장을 위하여 성평등한 민주주의를 갈망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입니까? 여성혐오나 가부장적 인식은 여성에 대한 집단 비하와 멸시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양극화 속에서 ‘일부 남성들’은 그 화살을 여성들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장에서 조차도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가 동등한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사회, 우리가 염원하는 민주주의는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이어야 합니다. 모든 시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보편적인 시민’을 ‘주류’ 특정 집단, 특히 남성들만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민주주의’와는 그 모습을 달리해야 합니다. 

여성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민생이 후퇴하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더욱더 불안정한 위치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2016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144개국 중 116위입니다. OECD가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한국은 성별임금격차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은 17%, 30대 공기업의 여성 임원은 1.3%에 불과합니다. 여성 노인 빈곤율, 여성 비정규직 규모, 여성폭력 피해 빈도에 대한 통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이 동등한 주권자로 대우받는 ‘민주주의’를 꿈꿉니다. 광장의 구호로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온전한 삶의 주체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일상에서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상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민주주의는 성평등 관점에서 재정의되고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일상과 정치의 매듭을 이으며 새로운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단단한 정치 주체들입니다. 성별, 성적 지향, 세대, 지역, 계층 등의 조건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시민의 기본권을 누리는 사회, 우리가 꿈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서 더 많은 여성들이 새롭게 상상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성평등 의제를 확산하고, 민주주의와 여성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유권자 행동을 보여줍시다. 젠더정의가 실현되는 민주주의를 성취하기 위해 우리는 시민사회의 주체로서, 정치 주체로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합시다. 그간 차별과 폭력에 맞서왔던 우리는 성평등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성대표성 확대, 성별임금격차 해소, 낙태죄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이루어 냅시다. 

성평등 관점으로 만드는 민주주의,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입니다.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입니다! 

 

2017년 3월 8일 제33회 한국여성대회 참가자 일동 

여성대표성을 확대하라!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라
낙태죄를 폐지하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연대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