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성명] 남배우A사건 성명문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

[성명] 남배우A사건 성명문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
– 찍는페미와 88개 단체 공동 성명문 –

 

 

그대들의 노동은 안전하십니까?

지난해 수많은 젠더폭력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 폭력과 죽음들에 우리는 ‘여자라서 당했다. 그것은 여성 혐오 범죄이다.’ 라며 분노하고 움직이고 행동했습니다. 그 폭력들은 이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자,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연대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여성들은 거리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들의 노동은 어떻습니까. 그대들의 노동은 안전하십니까?

남배우A 사건은 경력과 나이가 많은 남성 가해자가 촬영 전 행해졌던 리허설과 두 번의 NG 테이크와는 달리, 피해자를 강압적으로 수차례 가격하고, 속옷을 찢고, 상체는 물론 하체까지 추행을 한 사건입니다. 이 모든 일은 카메라로 기록되고 있었고,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 벌어졌습니다. 긴박한 사고 상황에서 피해자가 할 수 있었던 대처는 가해자의 성폭력에 대한 방어뿐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촬영 종료 후 곧바로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였습니다. 검찰은 강제추행치상과 무고로 A를 기소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12월, 1심 재판부는 저예산영화의 시공간상 한계와 제작진의 준비 소홀을 이유로 들며, A는 촬영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 ‘연기’를 했으며, 이는 ‘업무상 행위’로서 성폭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여 현재 2심 재판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가해자의 명예훼손 고소로 피해자는 민사 소송까지 병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사람과 노동이 만들어 내는 허구의 세계입니다. 이 속에서 배우 간의 상호 합의를 통하여 연기가 완성되고, 촬영이 진행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전 합의 과정’은 영화 안에서 지켜져야 할 가장 큰 윤리 문제입니다. 사전 합의 과정의 부재는 영화 현장에서 노동자의 의사를 배제하는 ‘차별적인 행위’입니다. 또한, 저예산 영화의 제작 현장이라는 이유로 가해자의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합의되지 않은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폭력입니다. 안전한 노동환경이 보장되지 않고 여성 노동자들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노동 현장에 대해 용인하는 법원의 태도를 규탄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동료를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안전하지 못한 영화계의 노동환경에서 우리는 수많은 여성 동료들을 잃고, 지키지 못했습니다. 성폭력을 당해 영화계를 떠나는 동료들을 붙잡지도 못했습니다. 차별이 만연한 이 영화계에서 이곳이 달라질 거라는 확신 없이, ‘꿈을 놓지 말라, 남아있어라.’ 말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영화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영화계_내_성폭력 운동을 통해 재판까지 가지도 못한 수많은 피해 사실들이 고발되었습니다. 이것이 영화계의 현재의 단면입니다. ‘여’ 배우라서 당했습니다. ‘여성’ 영화인이라서 당했습니다. ‘여성’ 노동자라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영화 현장에서도 여성은 아직도 꽃으로 치환되며, 배우, 스텝, 감독이 아니라 ‘여성’으로 소비되고, 존재하고 있습니다. 성차별로 얼룩진 영화계에서 지금의 우리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영화계를 떠나고, 폭력을 경험해야만 이곳이 바뀌는 것입니까. 여성 영화인들은 안전한 노동환경을 꿈꿉니다. 성폭력, 성차별 없는 영화계가 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 때문에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공분을 감추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릴레이처럼 시작된 영화계의 폭로에서, 많은 영화학과 학생들 또한, 영화계의 권위자들에 의해 성차별,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술자리에 오지 않으면, 배역을 주지 않겠다.’ ‘새벽에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제명이다.’ ‘여배우라면 자고로 잘 벗어야 한다.’ 예술이 무엇입니까. 카메라 뒤에서 사람이 죽고, 카메라 앞에서 여성노동자가 폭력을 경험하는 것이 예술입니까. 왜 영화계에서는 사람이 사람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안전한 노동 현장에서 일할 수 없습니까. 왜 더 넓은 세상을 그려나가야 할 여성 예술인들이 그저 ‘안전’ 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말하게 만듭니까.

저희에게는 이 투쟁이 한편의 ‘영화’ 같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계 내 성폭력이 사라지고, 남배우A사건이 유죄를 받고 승리해야만 끝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남배우A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예술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폭력들이 정당화되고 자행될 것입니다. 이 사건은 지금 영화계의 문제를 넘어서서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 나갈 수많은 영화인들을 위해 올바른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건입니다. 이런 일은 비단 영화계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계 전반의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역사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이 부당한 차별들이 멈춰줄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십시오. 더 이상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꿈을 포기하고, 폭력을 경험하지 않도록 힘을 실어 주십시오.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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