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공동성명]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피해자 구제 및 재판 독립과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다

[성명]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피해자 구제 및 재판 독립과 사법신뢰 회복을 위한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하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와 추가 문건 공개로 법원행정처 및 그 일부 구성원들의 사법농단의 정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럼에도 특별조사단은 ‘법관 사찰 문건은 발견되었지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블랙리스트 문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의 결과를 받아들여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 청와대와 비밀리에 광범위한 교감을 시도하며, 개별 사안들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물 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 수행”을 해왔음이 관련 문건에서 언급되었음에도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자의적으로 조사대상 문건 410개 중 174개만을 공개하고, 법원행정처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세월호 사건의 재판 관할과 배당 개입 의혹, 특정 단체 대응 전략이나 대통령 보고서 등 특정 사건에 대한 개입이나 탄압, 청와대와의 부적절한 교감이 의심되는 문건의 다수에 대해서는 이를 비공개 처리했다.  

이러한 특별조사단의 조사내용, 이후 대법원장의 조치 발표 및 자의적인 문건 공개 등의 조치는 개별 관련 사안 피해자들이나 사법부 내부의 사찰 대상 법관 및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은 물론 큰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헌법상 보장된 사법부 독립은 국민들의 헌법과 법률에 따른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위한 것으로, 독립된 재판을 가능토록 하기 위해 법관들을 내부 사법행정과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법부의 이번 결과 조치는 사법부 독립을 어긴 사법 농단 관여자들을 오히려 사법부 독립이라는 미명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자가당착적이다.

 

이번 사법농단은 법원행정처의 권한 범위를 벗어나 자신들의 방침과 어긋나는 판결을 하거나 발언을 한 법관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찰로 그 법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였을 뿐 아니라 재판의 독립성, 사법부의 독립성을 사법부 스스로 망가뜨렸다는 점에서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골간을 무너뜨렸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차별적 구조로 인한 피해자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법률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였으며,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할 사법부 본연의 책무를 방기하였다. 그러므로 이번 사법농단은 명백한 위헌적 행태이다.

 

사법농단의 직접적인 피해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 피해자, 과거사 피해자 등 인권침해로 구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더 크게 입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의 원심에서 승소하였으나 2015년 대법원의 원심 파기로 인하여 크나큰 고통을 받았다. 이미 승소금으로 받았던 임금 반환 때문에 1억원 가까운 채무에 내몰렸고, 결국 소송 당사자 중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의 복직 투쟁은 12년이 흐른 지금까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한 명도 복직되지 못했다. 이들 승무원들은 특별조사단의 발표 이후 대법원의 대법정을 점거해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 내용에 대해 “나도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을 했다. 또한 지난 5일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판사회의에서 “수사의뢰는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의결했다. 자성없는 이러한 태도는 절망스럽다. 사법부 독립은 재판의 독립과 이를 지키려는 법관의 독립을 지키려는 것이지 스스로 사법부가 견제해야 할 행정부와 대통령 등 권력기관과의 야합이라는 헌법과 법률위반 행위를 감싸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 사법부는 스스로 어긴 재판 독립과 법관 독립 및 사법부 독립을 바로 세우고 땅에 떨어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들의 사법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법부는 셀프조사로 관련자들의 책임을 면하게 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나 특별검사 등에 의한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선행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 위에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 시스템 구축만이 훼손된 사법부 독립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법부는 먼저 사법농단 관련 410개 문건을 완전한 형태로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사법농단의 관련자들을 스스로 고발해 관련자들의 직무를 배제하고 철저히 징계해야 한다. 나아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KTX 해고 승무원들을 비롯한 사법농단의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반 조치들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KTX 해고 승무원들을 비롯한 사법농단의 피해자들의 피해구제와 재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그들과 연대하여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사법부와 정부의 빠른 조치를 촉구한다.

 

2018년 6월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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