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대 당사자네트워크 뭉치 성명서] 우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성명서>

                    우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과 또 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

우리들이 얼마나 죽어나가야만 이 사회와 현실이 바뀔까요?

우리들은 또 떠나보냅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죽음으로 내 몰릴 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공포와 무서움에 혼자 떨 수 밖에 없었을 언니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이 현실이 답답하고 아픕니다. 포항에서만 7명의 여성들이 죽어갔습니다. 아니 죽었습니다. 도대체 포항시와 경찰, 검찰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분노하고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업주들의 횡포를 알면서 묵인하는 것은 동조하는 것과 같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의무조차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런 대책마련도 수사에 대한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포항유흥업소들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포항 유흥업소들의 인권착취적 영업형태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어 우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수사해야 할 것이며, 죽음의 동조한 모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며,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지는 지켜볼 것입니다.

성산업구조의 피해로 더 이상 우리들이 죽어갈 수  없습니다. 착취적이고 반인권적인 현실에 분노하며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하나. 우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라!
하나.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벌을 요구한다.
하나. 더 이상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포항시와 당국은 대책을 마련하라.

                                                  2011년 3월 30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당사자네트워크 ‘뭉치’


포항에서 목숨을 잃은 언니에게 드리는 추모의 글 각 지역(전북, 인천, 광주, 여수, 대전, 대구, 부산) 자조모임에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 나는 알고 있습니다.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힘든 선택으로 그 길에 들어선 순간 차마 되돌릴 수 없는 그 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저도 한때 언니들과 비슷한 길을 걸었고 비슷한 상황 속에 죽음을 택한 적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사채고리와 업주들의 횡포 속에 더 이상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할 이유도 희망도 없는 삶. 그 악순환을 끊는 것이 죽음뿐이라는 사실이 원망스럽고 애통합니다.

밤이슬을 먹고 살아가다 밤이슬로 사라져버린 한 영혼.
매번 반복되는 언니들의 죽음을 접할 때마다 감당해야 하는 아픔은 너무 커져 갑니다. 다른 세상 속에 사는 이들은 쉽게 살다 쉽게 버린 목숨이라 말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누구 보다 고통스런 삶을 살다 너무나 힘들게 끊어버린 목숨이라는 것을…..
한 영혼이 또 무심히 사라졌습니다. 언젠가 또 다른 영혼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분개하고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이 영혼들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고 힘들지 않도록….
이 영혼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상에 소리쳐 알려야 합니다.
더 이상의 비극은 없도록, 더 이상의 아픔은 없도록….

⧓ 한 영혼이 2011년 3월 24일 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 곳에선 더 이상의 모욕도 수치심도 고통도 없을 것입니다.
부디 이곳의 삶은 잊어버리시고 자유롭게 행복하게 평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서도 한 가지는 기억하십시오.
당신은 아름답고 고구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죽음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뛰겠습니다.

더 이상의 아픈 기억을 만들지 않도록…….

⧓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 언니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당사자만이 느꼈을 아픔이 저 역시도 생각납니다. 눈에 흐르는 눈물의 진실을 누가 알아줄까요. 인간으로써 참기 힘든 고통과 절망 속에서 놓여 있어야만 했고, 성매매라는 성산업구조에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을 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항상 밝고 행복하게 살고 있노라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의 무거운 짐도 이제는 내려놓고
아무런 걱정 없이 하늘위에서 자유를 누리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가슴이 너무 먹먹해졌습니다.
내가 알듯 한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없었음에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지금도 고인의 명복은 빌어주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언니의 억울함과 아픔을 꼭 잊지 않고 더 이상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닌 덜어줄 수 있도록 알리며 노력하겠습니다. 그곳에선 꼭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또 한번에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고 환한 빛을 볼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드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습니다. 또 다른 소중한 생명에 희생이 없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8개월 사이 벌써 7명의 언니들이 두려움과 고통속에 우리곁을 떠나셨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인 조치 속에서 그동안 남모르게 많은 고통을 받았을 언니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더이상 혼자 견뎌내야 하는 아픔은 없다고 조금 더 미리 알리지 못한게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포항 언니들의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누군가의 관심이 있었다면 언니들이 최악의 선택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관심을 가져주며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합니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는 편히 쉬십시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포항에서 일어난 유흥업소 여성의 죽음은 성매매구조에서 업주와 여성간의 불평등한 계약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에서 연이은 여성들의 유사한 죽음을 단지 불어난 마이킹(선불금빚)과 그에 따른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의한 단순 ‘신변비관자살’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보도해 버리는 것은 수사가 아니라 덮어버리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성매매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인식하여 성매매의 불법적인 구조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다시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세상이 되길 희망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여태껏 누리지 못한 행복을 이제는 마음껏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비록 몸은 같이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항상 같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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