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대책위] 포항유흥업소 여성, 또다시 자살한 사건에 대한 성명서

 

성산업 착취구조에 의한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내기 위해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라!!

 

‘사채 갚기가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또다시 한 여성이 죽음의 길로 내몰렸다. 2011년 6월 16일자 경향 등의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6월 13일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종업원이었던 25살의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연이은 자살, 지난해 7월부터 벌써 여덟명째, 올해만 벌써 세번째 발생한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성들의 죽음은 이제는 정말 멈춰야 한다.

 

지난 5월 3일 포항 남부경찰서는 포항지역 여성들의 자살관련 사건 수사결과를 ‘업소 여종업원들에게 불법으로 돈을 빌려준 무등록 대부업자, 사채를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은 사채업자, 여종업원을 폭행한 조직폭력배 등도 형사입건’했다고 브리핑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는 그나마 여성들의 자살사건을 개인적인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지역사회에 구조적으로 작동하는 문제로 접근하여 문제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활동이었다.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성들의 연이은 자살을 막기 위해 경북도경과 포항경찰은 ‘포항유흥업소 여종사자 자살방지대책반’을 구성하였고, 포항시 또한 대책반을 꾸려 활동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포항지역에서 같은 형태의 자살이 발생하고 말았다는 것은 이것이 얼마나 뿌리깊은 구조적 문제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죽기직전 ‘고리사채 때문에 힘들다’고 유서를 남긴 것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었음을 절감하게 하고 성산업착취구조 해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철저하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포항시와 경찰의 대대적인 대책활동에 문제를 제기한다. 포항시는 그동안 미뤄왔던 대책위와의 간담회를 6월14일 개최하였고 그 자리에는 포항남부, 북부경찰서도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13일 발생한 여성자살사건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6월 16일 언론을 통해 보도 되었음에도 이를 포항시나 관련 공직자들이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포항경찰이 사건의 심각함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사공조를 통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의지가 없이 축소, 은폐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관계기관간의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대책활동이 아닌 실질적이고 여성들에게 다가가는 대책활동이 절실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 대책위는 포항지역의 성산업착취구조의 견고함과 그 연결고리,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권력을 누리고 있는 업주들과 사채업자들 그리고 그들의 여성들에 대한 위협 등을 누차 문제제기 해왔고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해 왔었다. 실제로 사채업자와 보도방들이 여성들에게 선불을 제공하고 업소에 넘기는 행위는 인신매매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단순한 고리사채에 힘들어하다가 여성이 자살한 사건으로 일단락 한다면 또 다른 죽음을 방조하고 조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더 이상의 희생이 멈추길 간곡히 바란다. 이를 위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성산업착취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와,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업소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 포항지역 업소의 영업형태 및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행위 등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여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여야 한다.

 

나아가 업소에 있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위계, 위력, 사채 등 은밀히 행해지는 성매매강요가 여성들의 생존이 아닌 업주 등 관련한 알선업자들의 불법적 이익을 위해 자행되고 있음을 알리고 이러한 구조적 착취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대안을 함께 마련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2011년 6월 20일

 

포항 유흥업소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포항여성회, 대구여성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구여성인권센터, 함께하는주부모임, 주부아카데미협의회,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인권위원회, 노동과복지를 위한 포항시민연대, 민주노동당 포항시위원회, 민주노총 포항지부, 진보신당 포항당원협의회, 참교육학부모 포항지회, 포항 KYC, 포항환경운동연합,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인권희망 강강술래,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쉼터, 수원여성의전화 부설 어깨동무 상담소, 여성인권티움 부설 느티나무 상담소& 자활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대구여성인권센터, 새움터,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해냄 상담소& 쉼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부설 언니네 상담소& 쉼터,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성매매피해상담소 늘봄, 파주여성인권센터, 부전현장상담센터, 포항시여성폭력관련시설협의회(가정폭력보호시설 소망의집, 가족사랑샘터, 경북여성통합상담소, 로뎀나무가정문제상담소, 생명의 전화 가정폭력상담소, 성매매상담소 새날, 성매매피해자보호시설 누리봄, 포항미래가정폭력상담소, 포항미래성폭력상담소, 포항YWCA가정폭력상담소, 한국가법가정폭력상담소, 한국가법성폭력상담소, 한국가정상담센터, 한마음통합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군산여성의전화,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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