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성매매방지법 시행 7년
 
성산업으로 법 무력화… 휘청대는 정부 정책

2004년 성매매방지법 제정은 성매매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정하고 예방과 방지를 위한 국가 책임이라는 효과를 가져왔다. 선불금에 묶여 성매매를 강요당해 온 20대 여성 5명이 화재로 사망한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는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토록 한 엄청난 사건으로 9월 19일이 11주년이 되는 날이다. 성매매방지법이 23일 시행 7년을 맞았다. 성매매는 우리 사회의 성별 불평등, 빈곤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임과 동시에 섹슈얼리티 권력이 행사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성적 착취 행위다. 남성 중심적인 이중 성문화, 접대와 향락문화를 바꾸어내고 인간의 몸을 상품화하는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폭력에 대항하는 일이다.

성매매 법제화 이후 제도적 지원은 늘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피해자 지원의 한계와 집행력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과 차별의 강고한 벽은 별로 변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 성산업의 확산은 성매매방지법이 방어(?)하기에는 너무도 엄청난 속도와 자본으로 우리 사회를 침식해 들어와 다양한 형태의 성적 수요를 확산해내면서 법을 무력화하고 있다. 사실 성매매는 개인의 문제를 사회화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더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영역이다. 고도의 전문성과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 여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대책 등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대책 없이는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성매매 방지 대책은 성산업의 변화 과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성매매 문제 해결의 핵심 고리인 노동시장과 주거의 문제, 일자리 정책이 성매매 예방과 방지를 위한 대책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구조부터 자활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선언은 현장에서는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만 지원되도록 돼 있다.

보호지원 대책 역시 마찬가지다. 탈 성매매 과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대책 중 가장 중요한 경제적 문제를 노동시장의 성차별 문제와 연관시키지 않고, 성매매 여성들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를 일시적인 시혜적 차원으로 인식하며 개별적이고 사건 중심적으로 접근하면 여성들의 생존권 요구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게 된다. 여성들이 수용 가능하고 대안으로 인정할 만한 획기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집행해나가는 정책적인 결단과 법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언론에서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한쪽을 단속하니 다른 쪽으로 음성화됐다”는 일명 풍선효과는 허상이다. 본질은 성매매 영업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여성의 몸을 이용하고 법적 사각지대를 넘나들면서 변화와 변신을 거듭하는 성산업 착취구조의 전문성만이 있을 뿐이다. 결국 새로운 형태의 발생과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업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착취자와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과 지역사회를 감시하는 시민 참여의 확대로 성산업의 확산을 막아내는 것이다.

 
정미례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
1152호 [오피니언] (201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