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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한국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제

 
어제(3/9) 국회에서는 개인정보 관련한 주요 두개 법안에 대한 심사가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중인 전자주민증 관련 주민등록법 개정안은 4월에 심사를 계속하기로 하였고,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중이었던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은 통과되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오늘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쳤고 오후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 두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안의 제정은 지난 1996년 전자주민카드 논란 이후로 정보인권에 관심있는 여러 인권단체들의 숙원이었다. 핵심은 독립적인 개인정보 감독기구(Data Protection Authority)의 설립이다. 자기 부처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행정안전부의 훼방으로 법률 제정에 이르는 과정이 지난하였으나, 식견있는 여러 전문가, 인권단체, 야당의 노력 끝에 마침내 부족하나마 어느정도 독립성을 갖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본래 행정안전부의 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두고 모든 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며 사무국과 상임위원을 두지 않았었다. 지난해 9월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심사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속을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시키고 대통령 외에도 국회 및 법원에서 위원의 1/3을 각기 선출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사무국과 상임위원을 두기로 합의하였다. 무엇보다 심의 기능만 있었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의결 기능도 두고, 공공기관에 대하여 자료제출요구와 시정조치 권한을 갖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대안도 공공기관에 대한 예외 및 시행령 위임조항이 많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미치는 행안부의 영향력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직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상임위원이며 위원장을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15인의 위원 중 다수가 공무원이나 여당과 정부에서 임명한 자들로 구성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인적 구성으로는 향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제대로 견제하거나 감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법사위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 시행령 위임조항을 축소하고, 전례가 없다는 행안부의 거짓말을 물리치고 공무원이 위원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은 큰 성과이다. 그러나 이 법안에는 여전히 공공기관에 대한 예외가 많다는 한계가 남아 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완전한 독립성을 쟁취하기까지 앞날도 지난할 것이다. 정부 추천인사가 상임직책을 맡으며 실무를 좌지우지할 확률이 높고 그런 의미에서 상임위원을 국회가 선출하였으면 하는 바램이 행안부의 반대로 끝내 무산된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안부는 대안에 대해서도 국제기준에 맞으며 EU 전(前)사무관으로부터 EU 기준에 부합하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공표해 왔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제 충분한 독립성을 갖고 있는지는 하는 일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전자주민증의 인권침해 가능성이나 교도소를 비롯하여 확대 일로인 CCTV의 통제 등 중요한 심사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권고하였던대로 개인정보보호법과 별도로 노동규제입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첨단감시장비 아래 고통받는 노동자의 상황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한국 언론이 제대로 된 감시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일부 언론은 행안부의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확성기 노릇을 하며 여론을 호도해 왔다. 언론은 매번 그 충격의 강도를 더해가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선정적 보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된 개인정보보호체계를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계속적인 개선을 위하여 앞으로도 감시와 보고 및 대응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1년 3월 1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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