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NGO 칼럼] 성매매여성들의 희생, 방치 안된다

[NGO 칼럼]성매매여성들의 희생, 방치 안된다

2010-08-17 오후 12:20:37 게재

 

              성매매여성들의 희생, 방치 안된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

청량리성매매업소 여성 살해사건은 성매매여성들의 위험한 상황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어떠한 형태의 성매매도 여성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없다. 그럼에도 경찰은 성매매업소에 대한 문제나 여성들이 처한 상황과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단순한 살해사건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였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전농동 속칭 청량리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잔혹하게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를 10여일이 지난 8월 10일 시민의 제보로 경찰이 검거했다고 한다.
사건발생 당일 용의자를 특정하고 공개수배까지 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살해 용의자는 버젓이 강남일대를 돌아다니고 노래방까지 출입했다고 하니 용의자의 대범함이 아닌 경찰의 검문검색과 범인 검거 능력을 무색케 한다. 백주대낮에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살해 용의자가 열흘 동안 붙잡히지 않음으로 인해 성매매 현장에 있는 여성들은 죽음의 위협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다.

우리 사회의식의 한계 그대로 노정한 사건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성매매 현장에 있는 여성들은 늘 죽음의 위협속에 처해 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동안에도 많은 여성들이 성매수자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또는 자살을 하기도 하면서 수많은 희생을 치러왔지만 우리 사회는 성매매여성들의 죽음에 대해 너무도 안이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청량리 여성살해 사건은 성매수자의 치정이나 집착에 의한 살해사건이 아니다. 이는 명백하게 성매매업소에 있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로 취급하고 결국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여성을 살해한, 미리 준비된 살해행위다. 이번 사건의 살해용의자는 성매수자로 2년 넘게 스스로 성매매 범죄를 저지르고도 한번도 단속되거나 적발되지 않았다.
속칭 ‘청량리 588’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모두가 알고 있고 여전히 불법성매매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청량리 성매매업소는 24시간 성매매영업을 하는 불법지역임에도 영업이 계속 이루어지고 이 지역에 대한 제대로 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여성들은 성매매를 지속하게 되고 성매수자들은 불법을 자행하고도 지역을 활개치고 다닐 수 있었고, 결국 여성들의 안전이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성매매여성에 대한 인권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종합지원대책 마련을 많은 현장단체들이 촉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너무도 안이하게 접근함으로 인해 성산업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MB정부가 손 놓고 있는 성매매업소 단속
결국 이번의 사건은 법과 제도, 그리고 우리 사회 의식의 한계를 그대로 노정한 사건이다. 성매매방지법상 장소, 자금, 건물제공을 하고 있는 성매매업소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고 그대로 묵인, 방치함으로써 성매수자에게 여성이 살해당하도록 한 책임과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여성들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지 못하는 정부, 그리고 여전히 성매매여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성매매를 용인하는 사회적인 의식과 관행이 여성들의 희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살해용의자를 검거했다고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 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업소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로 이번 살해사건과의 연관성을 보다 철저하게 밝히고, 불법 무법지대로 경찰과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과 성매매업소 집결지역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또다른 희생과 사건의 재발을 막아낼 수 있음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출처 : http://www.naeil.com/news/NewsDetail.asp?nnum=56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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